한·중·일 3국 무역의 판도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대(对)중국 무역 규모가 일본의 대중국 무역 규모를 바짝 추격하며 양국 간 격차가 역대 최소 범위로 좁혀 졌다고 환구시보(环球时报)는 13일 전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국의 2위 무역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월별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5월까지 한국의 대(对)중국 무역액은 이미 일본을 추월해 미국의 뒤를 이었다. 사실상 지난해 8월 한국의 대중국 무역액은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했고, 이 같은 추세는 올해 5월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한국의 대중국 무역액이 일본보다 소폭 뒤쳐진 것은 올해 2월뿐 이었다.
 
천옌(陈言) 일본기업(중국)연구원 집행원장은 환구시보 기자에게 " 현 상황에 비춰볼 때 올해 한·중 무역규모가 중·일 무역규모를 추월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5월 ‘경제보안법’이 통과됐고, 거시적인 측면에서 중·일 무역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면서 “이는 한·중 무역 규모가 일본을 따라잡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5월까지 한·중 무역규모는 1522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2% 증가한 반면 중·일 무역규모는 1465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5월 중·일 양국 무역액은 288억 달러로 한·중 무역액의 320억 달러를 밑돌았다.

해관총서 2021년 위안화 수출입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1년 8월 이전까지 한국은 일본을 바짝 추격하다가 지난해 8월 무역액 2055억 위안으로 마침내 일본의 무역액을 추월했다. 이 같은 추세는 2021년 말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2021년 한 해의 한·중 무역규모는 일본에 뒤쳐진다. 2021년 한·중 무역 규모는 3623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6.9% 증가했고, 일·중 무역 규모는 3714억 달러로 17.1%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중국 무역액 격차는 100억 달러로 좁혀졌다.

중국의 주요 무역국 순위 ‘경쟁’에서 한국이 일본을 맹렬히 추격해 올해는 일본을 제치고 중국의 2위 무역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천옌 원장은 “일본의 GDP는 한국의 3배에 달하지만 경제 구조를 살펴보면 일본의 대외 무역 의존도는 한국보다 현저히 낮다”면서 “이는 중·일 무역액의 성장 속도를 제약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본은 중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경제활동은 통계상 양국의 무역액에 합산하지 않아 중일 무역수지에 반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게다가 일본의 기술 혁신이 크게 정체된 것도 악재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초 발효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한국, 중국, 일본의 3대 경제국을 처음으로 한 FTA 틀에 끼워 넣은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샹하오위(项昊宇)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소 초빙연구원은 환구시보 기고문에서 “2020년 한·중·일 3국의 경제 총량은 유로존보다 훨씬 크고, 북미 FTA와 맞먹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경제의 중심”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중·일 3국의 경제·무역 관계는 장기간 긴밀하고, 이익을 도모해 왔으며, 특히 올해 RCEP 발효로 동북아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의 공백을 메우면서 한중일 협력 심화에도 새로운 기회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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