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조원대의 막대한 부채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중국 헝다(恒大)그룹이 부동산 자회사 ‘헝다물업(恒大物业)’에 대한 매각 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21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헝다는 20일 밤 10월 13일자로 약 54억 1600만의 헝다물업 주식 거래 계약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200억 홍콩 달러(3조 220억원)에 달하는 협상이 무산된 셈이다.

헝다물업은 이번 협상 결렬의 이유로 인수측인 합생창전(合生创展)이 헝다물업 주식에 대한 전면요약매수(全面要约收购) 선결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합생창전 이사회는 헝다가 기존 협의 조항에 따라 2021년 10월 12일에 주식 매각을 완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협의에 따르면, 계약 한쪽이 협의 조항을 위반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대방이 계약을 파기할 수 있고 위약자는 상대측에게 10억 홍콩 달러(15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합생창전 측은 헝다의 매각 중단 통보로 회사는 기존 거래 협의에 따라 인수를 완료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고 현재 합법적인 권익 보장을 위해 각종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헝다는 지난 4일 헝다물업그룹유한공사의 상장 자본금의 50%에 해당하는 54억 1600만 주를 주당 3.7홍콩 달러, 총 200억 4000만 홍콩 달러에 매각할 계획을 밝히면서 헝다물업의 주식 거래를 중단했다.

이번 헝다물업 매각 실패의 영향으로 21일 재개된 중국 헝다와 헝다물업 주가는 각각 10%, 8% 하락했다. 

한편, 헝다의 공식 디폴트 선언은 이번 주말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헝다는 지난달 23일, 29일, 이달 11일 달러화 채권 이자 지급 만기일에 도래했으나 한 달의 유예기간으로 공식 디폴트는 면했다.

헝다는 앞서 지난 19일 유예 기간을 따로 주지 않는 국내 위안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면서 급한 불은 껐으나 당장 이번 주말 도래하는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할 수 있을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오는 23일 이자를 지급한다 해도 두 채권의 이자 지급 유예기간이 곧 도래해 디폴트 위기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