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중국 소설들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서울국제도서전은 한국의 책 이외에도 다양한 나라의 책과 저자를 직접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문화 외교적인 책 축제이다. 올해의 서울 국제도서전에서는 중국의 다양한 책들이 소개됐다. 중국 책들이 한국의 대형 서점인 교보문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서 플랫폼에서 베스트셀러로 판매되고 있다. 또 한국에서 방영됐던 인기 드라마의 원작이 중국 소설이라는 점을 미뤄보아 한국에서 중국소설이 점차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미디어 속 중국소설 

 

보보경심 원작 소설 표지(출처: 바이두)


중국의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 드라마가 많아지고 있다. 인기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와 이준기의 주연 작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중국의 베스트 셀러 소설인 <보보경심>을 원작으로 제작하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국 소설을 각색 제작된 드라마이기도 하다. 원작 소설인 <보보경심>(步步惊心) 의 저자 동화(桐華)는 중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자랑하는 여성 작가이다.

 

<보보경심>의 줄거리는 현대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던 직장인 장효가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게 되고, 눈을 떠보니 청나라 강의 43년의 열세 살 소녀인 약희로 타임슬립하며 일어나는 일화를 담은 소설이다. 이 소설은 중국에서 120만 부가 팔렸으며 중국에서도 드라마화 되어 방영됐다. 한국에서 <달의 연인 보보경심 : 려>의 폭발적인 인기로 중국 원작 소설을 찾아보는 팬들이 늘어나면서 원작소설이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 <철인왕후> 포스터(출처: 티빙)

 


미디어 사업에서도 국가 간의 문화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국가와 국가 사이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허물어지고 있다. 해외 창작물 혹은 저작권을 원작으로 하는 리메이크 드라마나 영화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나라와 나라 사이의 문화적 교류인 만큼 다양한 논란도 수반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20년 하반기 tvn에서 방영된 <철인왕후> 역시 중국에서 판권을 구매하여 한국에서 리메이크된 작품이다. <철인황후>는 시청률 20.5%를 기록하며 자체 시청률 최고를 경신했을 정도로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철인왕후>의 원작은 선등(首席) 작가의 <태자비승직기>(太子妃升职记)이다.

 

이 소설은 중국에서도 웹 드라마로 방영돼 39억 뷰를 달성한 인기 드라마 <태자비승직기>의 원작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소설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리메이크 버전인 <철인왕후>는 방영 내내 높은 시청률과 별개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고 거센 비판을 받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中소설 

 

 

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출처: 바이두)

 


한국의 미디어뿐만 아니라 도서 업계에서도 중국 책들이 베스트 셀러 도서가 되어 국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쿤룬(崑崙) 작가의 <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献给杀人魔的居家清洁指南)는 2021년 9월 11일 막을 내린 서울 국제도서전에서도 소개될 만큼 국내 독자에게 많이 읽힌 중국 소설이다. 블랙코미디와 사실적 범죄묘사가 이 책의 구성을 개성 있게 만들었고, 기괴하고 잔인한 살인이라는 주제를 재치 있게 풀어낸 소설이다.


<삼체>(三体)는 류츠신 (刘慈欣) 작가의 작품으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 그리고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극찬한 중국 SF소설이다. <삼체>는 한국 온라인 도서 구독 플렛폼인 리디북스에서 중국 소설 부문 베스트 셀러 목록에 1위로 등제 됐다. 이 소설은 우주에서 인류가 맞이하게 될 운명을 뛰어난 상상력으로 그려냈으며 실제 과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해 우주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고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이 책은 한국 이외에도 다양한 나라의 베스트셀러 부문에 올랐으며 미국 최고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NETFLIX)에서 영화화 제작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생삼세 십리도화(출처: 바이두)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국 드라마 <삼생삼세 십리도화> (三生三世十里桃花)는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하여 만들어진 드라마다. 이 원작 소설인 <삼생삼세 십리도화>는 리디북스의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 3위에 등록이 되어 있을 정도로 국내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책이다. 이 소설은 불교의 인과 사상과 환생 그리고 도교의 신선 개념을 기반으로 쓰여진 책으로 독특한 세계관을 갖고 있으며 세 번의 삶 동안 단 하나의 사랑을 지키는 이야기이다.

 

국내 도서 시장 희망 수출, 수입국은 중국?
 

 

2008-2017년 중국 도서 소매시장 총 규모(출처: 中国产业信息网)

 

 

한국에서 중국의 도서들이 많이 읽히고 사랑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 또한 한국의 도서를 수입하고 있다. 출판문화 산업 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1016개의 출판사 중 13.5%의 출판사가 수출계약을 했고 26.3%의 출판사는 수입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저작권 수출 건수는 아시아가 91.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중국은 284건으로 수출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출판사의 대부분이 중국, 북미, 일본 순으로 저작권 수출을 희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산업 정보망(中国产业信息网)에 따르면 중국 도서 소매시장의 규모가 2008년에는 300.3억 위안에서 2017년 803.2 억 위안으로 무려 2.6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 도서 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어 국내 출판사들에게 중국은 국내 창작물을 선보일 기회의 장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외부활동이 자제되며 온라인 채널과 디지털 컨텐츠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국내외로 도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한국의 온라인 서점이나 온라인 전자도서관에서도 다양한 나라의 책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기회에 도서 산업의 발전으로 국가 간의 대중적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학생기자 공라영(저장대 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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