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제일재경(第一财经)]

중국 경제는 U자형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중국 낙농업계는 아직도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다.


19일 제일재경(第一财经)에 따르면 중국에서 유제품 소비는 줄고, 원유(原奶) 생산은 늘어난 반면에 사료 등 원가가 상승하는 탓에 낙농업계의 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원유 공급 균형은 이미 2023년 말에서 2023년 상반기에 깨진 상태이며 중소형 기업에서는 젖소를 ‘도살’하면서까지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이런 내용은 19일 열린 2023년 중국 우유업계 발전 전략 포럼에서 가오홍빈(高鸿宾) 중국유업협회장이 공개한 내용이며 “현재 중국 우유업계는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재 중국 목장의 원유 판매 가격은 3.6위안/kg으로 이미 원가보다 낮아졌다. 허베이(河北)의 한 대형 목장 책임자인 쉬강(徐告诉)은 “그나마 우리 목장은 생산 환경이 깨끗하고 설비가 완벽한 곳으로 다른 곳 우유 가격이 하락할 때에도 가격 방어를 했지만 이제는 못 버틸 수준”이라면서 심각성을 토로했다.


대형 목장이나 중소형 목장 모두 젖소 도살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젖소를 대량 처분한 뒤 고정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이 높은 젖소에게 집중하면서 적자를 줄이겠다는 움직임이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 낙농업계의 침체는 지난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 이후로 가장 심각한 수준까지 왔다고 전했다. 최근 네이멍구, 허베이 등 낙농업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의 평균 원유 가격은 3.77위안/kg으로 3개월 전의 3.97위안보다 또 0.2위안 하락했다. 2021년 8월 4.36위안에서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반대로 콩피(껍질), 옥수수 가격은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어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약 30% 정도의 생산성이 우수한 목장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모두 적자를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낙농업계 인사들은 소비자들의 우유 소비 촉진을 호소했다. 실제로 중국 유제품 공업 협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3년 중국인들의 유제품 하루 섭취량은 약 240ml로 2021년과 2022년 각각 260ml와 255ml 수준에서 감소했다.


한편 낙농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마트에서 우유 가격은 계속 높아지는데 낙농업계는 힘들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우유 소비량이 줄은 게 아니라 가격이 비싸져서 예전만큼 마시지 못하는 것”, “우유 가격은 비싸지고 예전보다 우유 향은 약해졌는데 이건 누구 탓일까”라며 유통 단계에서 너무 높은 마진을 갖는 것에 의구심을 가졌고 일각에서는 “수요가 줄은 게 아니라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라면서 양 보다는 질적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