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시 교육국이 모든 학교의 기말고사를 취소하라는 긴급 통지를 내렸다. 파격적인 선전시 교육국 지침에 전국 학생, 학부모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며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3일 증권시보망(证券时报网)에 따르면, 선전시 교육국은 2일 밤 전학년의 기말고사를 취소한다는 공지를 기습 발표했다. 현지 학생과 학부모들은 해당 소식을 빠르게 전달하면서도 “이 공지가 정말 사실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부 학교는 이미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거나 곧 치를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오는 13~14일 이틀간 기말고사를 치를 예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모든 학교의 기말고사를 취소한다는 공지는 다소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선전시의 기말고사 취소 결정은 사실로 확인됐다. 선전시 교육국은 2019~2020학년도 2학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개학 시기가 늦어진 탓에 각 학교의 수업 진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을 밝혔다.

 

단, 대학 입학시험(高考), 고등학교 입학시험(中考), 중∙고등학교 학업능력시험은 정상 실시된다. 이를 제외한 기말고사를 시행하지 말라고 선전시 교육국은 지시했다. 또, 이미 기말고사가 시작된 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성적과 등수를 발표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선전시 학부모들은 갑작스러운 교육국의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치열한 찬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선전교육(深圳教育)’ 웨이신 공식계정에 올라온 관련 통지에 가장 큰 공감을 얻은 댓글 두 가지는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나란히 놓였다.

 

이 같은 결정에 찬성하는 학부모는 “이건 코로나19 사태의 후유증이다. 집안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은 절대 교실에서 수업하는 것을 대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험에 대한 부담은 아이들의 심신에 해가 된다. 기말고사 취소 결정은 매우 지혜로운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전시의 결정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공감수를 얻은 것은 반대하는 목소리였다. 반대측 학부모는 “학생들의 등수를 알려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아이가 반에서 학습 상황이 어떤 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경쟁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라며 선전시의 결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비록 선전시에 국한된 결정이지만 이 소식에는 전국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웨이보에서는 관련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모든 선전시 학교가 기말고사를 취소하다니 믿을 수 없는 결정”, “역시 선전은 중국에서 가장 앞서가는 지역이다”, “다른 지역도 보고 좀 배워라”, “광저우도 제발 취소해 주길”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말은 저렇게 해놓고 각 학교에서는 분명 ‘기말 쪽지 시험’이라는 꼼수 시험을 치를 것”, “학부모 등쌀에 못 이겨 결국 어떤 명목으로든 시험을 볼 게 분명함“, “시험 본 학교는 신고해도 되나요?”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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